 | 책의 \'경계\'를 통해 새로운 차원을 보여주는 그녀는, 작품 내적으로도 현실을 넘어서는 판타지와의 경계를 중요한 주제로 천착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육지와 바다의 경계, 현실의 나와 거울 저편의 나의 경계 등을 통해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아이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소녀는 바로 작가 자신이라고 커밍아웃한 이수지는, “중학교 때부터 이어진 관심사”이자 “마음 속의 주제”인,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욕심을 내왔다고 말한 뿐. 너무나 많은 버전이 쏟아져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새삼 욕심을 낸 것도 바로 “그것이 나의 관심”이며 그 바탕에 “소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술회했다. 결국 이수지가 세계적인 작가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근간에는, 오히려 스스로에게로의 침잠과 집중이 있었던 셈. 이는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이상한 말로 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주관적인 것이 객관적이라는 말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참가자들은, 작품 <미러>속의 소녀처럼 바로 앞의 나를 한번 더 집중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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